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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대통령이 美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쓴 서한 (1953년 6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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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은 한국 생존 위협" 휴전 반대이유 조목조목 설명, 바로 다음날 반공포로석방 감행


우리는 밝은 오늘을 살고 있지만, 반세기 전만해도 암울했다. 힘없고 못살던 그 때 우리는 우방의 도움과 자랑스러운 우리 선배들의 피와 땀으로 이 땅의 자유를 지켜냈다.

당시 대한민국의 중심에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있었다. 1953년 6월 17일, 이승만 대통령은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피눈물로 쓴 한 통의 서한을 보냈다.

우리 역사에 남을 명문장의 하나인 이 영문 서한을 번역해 소개한다. 자료는 1954년 공보처가 발간한 이승만 대통령 영문 연설문집 ‘Korea Flaming High’ 30쪽~34쪽에서 뽑은 것이며, 영어 원문은 국방일보 인터넷 신문에 번역문과 함께 게시돼 있다. 참고로 이 대통령은 휴전에 대한 불만을 외교적으로 승화시킨 이 서한을 보낸 바로 다음날, 행동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반공포로석방’을 감행했다. 이 대통령에게 휴전을 종용하던 아이젠하워는 물론, 공산주의자들을 포함한 전 세계가 깜짝 놀랐음은 물론이다. - 편집자 



<친애하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우선 1953년 6월 6일자 귀하의 친절한 서한에 대한 회답이 늦어져 미안합니다. 사실인즉, 편지 초안을 잡은 것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나 논쟁을 하는 것 같은 인상을 피하려 해도, 그러지 않고는 내 뜻을 명백하게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부디 귀하께서 내 우정이 담긴 이 서한을 나와 같은 우정을 갖고 읽어주기 바랍니다.

처음부터 우리는 중공 침략자들의 한반도 잔류를 허용하는 휴전이 이뤄진다면 우리가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방 국가들에게 누차 명백히 밝혀 왔습니다. 이 같은 우리의 불안한 감정은 조금도 완화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우리 우방들은 중국 공산주의자들의 한반도 철수와 뒤이은 한반도 통일이 휴전 후로 예정된 정치회담에서 당연히 성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나는 이런 점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쟁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적어도 우리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 두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이는 확실히 의견이 다를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의견은 결코 묵살하려 해도 묵살할 수 없고,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사실들에 의해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겪은 이 경험들은 그에 상반되는 납득할 만한 다른 사실이 나타날 때까지 우리의 판단 형성의 지표가 되는 요인들로 계속 남을 것입니다.

지금 국제연합(이후 유엔으로 표기)은 한반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염두에 두지 않고, 공산침략자들과 휴전협정을 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우리가 국가로서 생존할 수 있느냐 하는 의문에 끊임없이 사로잡히게 만듭니다. 내가 적는 다음 구절들이 귀하에게 현 상황에 대한 우리의 반향이 어떠한지를 대충 짐작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는 세계적인 공산침략에 대한 투쟁에서 미국이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우리를 위해 행한 일들을 회상하면서 최후까지 미국의 우방으로 남기를 갈망합니다.

만약 미군이 어떤 이유로 더 이상의 투쟁에 참여하는 것을 중단하고 방관하거나, 곧 있게 될 휴전의 결과로 한반도에서 모두 철수한다고 해도 우리는 그에 반대할 하등의 의사가 없습니다.

한반도를 떠나는 것이 필요하거나 바람직하다면, 미군은 이 땅을 떠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미군에게, 미군도 우리에게 친구로서의 감정을 가질 수 있습니다. 피차 상대방의 계획을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양자 간의 친선관계는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

3년간 지속된 이 전쟁의 첫해에 미국과 유엔은 상호 번갈아가며, 누차 공언했습니다. 바로 그들의 전쟁목표가 통일독립의 민주한국건설과 침략자들에 대한 응징이라는 점을 말입니다. 유엔군이 압록강까지 진격했을 때, 그들이 이러한 공언들을 했기에 우리는 당연히 그 말들이 바로 전쟁의 목표이구나 하고 인식했습니다. 그런데 후에 공산군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자, 유엔의 정치가들은 전쟁에 의해 한반도를 통일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해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약하다는 점을 공공연히 고백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사람은 극히 드물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는 한반도 통일이니, 침략자에 대한 처벌에 관해서는 더 이상 듣지 못합니다. 마치 우리가 목표를 달성했거나, 아니면 목표를 포기한 것처럼 말입니다. 들리는 말들은 모두 휴전에 관한 얘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화의 분위기에 다다른 휴전이 우리에게 명예롭고 바람직하며 항구적인 평화를 가져다 줄지 심각한 의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공산주의자들이 싸움터에서 동의하도록 강요받지 않은 일을 협상의 테이블에서 동의할 것이라고 믿지 않습니다.

경제원조와 한국군 증강에 관한 귀하의 후(厚)한 제안들은 우리에게 긴급히 필요한 것이므로 한민족 전체가 감사해 마지않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우리가 아는 그런 휴전을 수락하는 대가로서 오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들에 대해 그다지 마음이 끌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전에도 말한 바와 같이 이러한 휴전의 수락은 사형선고의 수락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그 같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후에는 그 무엇도 소용이 없다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휴전회담 체결 후 양국 간에 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 내도록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귀하의 친절한 약속이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사실 상호방위조약이야말로 우리가 항상 추구해 오던 것으로 우리는 이를 마음속으로부터 지지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휴전과 연계돼 있다면, 그 효력은 거의 전무할 정도로 떨어질 것입니다.

대통령님, 귀하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사정을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국군장병을 포함해 한반도에서의 모든 일을 유엔의 조치에 맡김으로써 끔찍한 인적·물적 손실을 입었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우리와 우리 우방들이 분단된 한반도를 통일하고 공산 침략자들을 응징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가졌다는 단 하나의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유엔은 이 본래의 목적을 갑자기 버리고, 침략자들과 우리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타협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가 이 협상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그 협상에 참여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타협의 조건들이 한민족의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유엔은 지금 우리에게 그에 협력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휴전조건에 관해서 적과 손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유화주의자들의 주장이 미국의 휴전에 대한 태도를 변경시키는 데 주효했다는 냉혹한 현실을 외면하려고 해도 결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한반도에서의 치명적인 휴전으로 이러한 위험한 경향이 항구화된다면, 결국 미국을 포함한 나머지 자유세계가 궁극적으로 위태롭게 될 것으로 봅니다. 수천 만의 자유인들이나 자유를 잃은 사람들이 모두 뼈에 사무치게 기도하고 희망하는 것은 바로 미국이 철의 장막 뒤의 사슬에서 그들을 자유롭게 해방시키는 데 앞장서 달라는 것입니다.

휴전협상이 양측 간에 서명만을 남겨 놓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 바로 이 순간, 공산주의자들은 대규모 공세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가까운 장래에 대한 경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의 휴전조건대로라면 공산주의자들은 아무런 장애도 받지 않고 병력을 증강시켜 필경에는 저들이 선택한 시간에 대한민국을 일거에 삼켜 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후에 극동의 나머지 지역은 어떻게 될 것입니까? 아시아의 나머지 지역은 어떻게 될 것입니까? 그리고 자유세계의 나머지 지역은 어찌될 것입니까?

이 위기의 시간을 맞아 귀하가 현명한 리더십을 발휘해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기를 여전히 기대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여불비례 


대한민국 대통령 이승만




<Letter to President Eisenhower>

June 17, 1953

Dear Mr. President:

First of all, I must apologize for my long delay in answering your good letter of June 6, 1953. To confess the truth, I made more than one draft, but I could not express myself clearly without appearing to be argumentative, which I wanted to avoid. I do hope you will read this letter in the same friendly spirit in which it is written.

From the beginning, we repeatedly tried to make clear to all friendly nations that, if an armistice permitting the Chinese aggressors to remain in Korea should be concluded, we could not survive. This appreciation has not abated.

Evidently, our friendly nations seem to take it granted that the withdrawal of the Chinese Communists from Korea and the subsequent reunification of Korea can be accomplished by the political conference scheduled to follow the armistice. I do not wish to enter detailed argument over this point but I feel I must say, at least, that we do not believe in the possibility.

It is true that it is a matter of opinion. Our opinion is, however, supported by the facts which we can never ignore or forget. The experiences we have gone through ourselves will remain a guiding factor in forming our judgements until something happens which convincingly counteracts them.

Now that the United Nations is to conclude a cease-fire agreement with the Communist aggressors, regardless of what may happen to Korea. In practical terms, we are constantly haunted by the question of how we can survive as a nation at all. The following passages will, I hope, give you some idea of our reactions to the situation.

We desire to remain friendly to the United States to the last, remembering what it has done for us, both militarily and economically, in our struggle against world Communist aggression.

If the United States forces have to stand by, for some reason, ceasing to participate in any further struggle or to withdraw from Korea altogether as an aftermath of the impending armistice, we have nothing to say against it.

Whenever they find it necessary or desirable to leave Korea, they can do so with a friendly feeling towards us just as we are trying to remain their friends. So long as either party does not interfere with the plans of the other, both can maintain the cordial relations between them.

In the first year of this three-year-old war, both the United States and the United Nations alternately and repeatedly announced, as their war objectives, the establishment of a united, independent and democratic Korea and the punishment of the aggressors. It was at the time of the United Nations drive to the Yalu that they made these announcements so that we naturally took them as their declared war objectives. But later when the Communists forces proved to be stronger than expected, the United States statesmen took to the interpretation that it had never been intended to unify Korea by war.

That was a open confession of weakness; very few people took it at its face. Nowadays, we hear no more about the reunification of Korea or the punishment of the Communist aggressors, as if either we had achieved these objectives or abandoned them. All we hear about is an armistice. There is a grave doubt that an armistice reached in such an atmosphere of appeasement can lead to a permanent peace acceptable and honorable to us. Personally I do not believe that the Communists will agree, at a conference table, to what they have never been made to agree to on the battlefield.

Your generous offers of economic aid and increase of the ROK defense forces are highly appreciated by all Korean people, for they are what we badly need. But when such offers come as a price for our acceptance of the armistice as we know it, they cannot have little inducement. It is because, as I have already said, to accept such an armistice is to accept a death warrant. Nothing would be of much avail to Korea, to say the least, after that fatal blow should have been dealt it.

We do not question the sincerity with which you kindly promise to use your authority to bring about a mutual defense pact between our two nations after the conclusion of the armistice. As a matter of the fact, a mutual defense pact is what we have constantly sought and we are behind it heart and soul; but, if it is tied up with the armistice, its efficacy would be diminished almost to a vanishing point.

Mr. President, you will easily imagine what a hard situation we confront. We committed everything, including our armed forces, to the United Nations action on Korea, incurring frightful losses in manpower as well as material destruction, in the sole belief that we and our friends had the selfsame objectives of unifying sundered Korea and punishing the Communist aggressors.

Now the United Nations seems to stop short of its original aims and come to terms with aggressors which we cannot accept, not because we have never been consulted but because those terms would mean sure the death for the Korean Nation. Moreover, the United Nations is now putting pressure on us in cooperating with it, and is joining hands, it seems, with the enemy in this matter of armistice terms.

We cannot avoid seeing the cold fact that the counsels of appeasers have prevailed in altering the armistice position of the United States. In our view, the perilous trend, if perpetuated by the conclusion of this fatal armistice, will eventually endanger the remainder of the free world including the United States which, millions of both free and enslaved hope and pray from the bottom of their hearts, will lead them in the liberations of the peoples in chains behind in the iron curtain.

At this very moment, the Communist forces are launching a large scale offensive, when the armistice talks have scarcely left anything except the affixing of signatures by the parties concerned. This should be a warning for our immediate future. The terms of the armistice being what they are, the Communist build-up will go on unhampered until it is capable of overwhelming the Republic of Korea with one swoop at a moment of the Communists‘ own choosing. What is to follow the rest of the Far East? And the rest of Asia? And the rest of the free world?

Still looking to your wise leadership for a remedy in this perilous hour,

Yours very sincerely,
 

Syngman Rhee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




[출처] 국방일보  http://kookbang.dema.mil.kr/kookbangWeb/m/view.do?ntt_writ_date=20100617&parent_no=1&bbs_id=BBSMSTR_00000000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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